점점 가팔라지는 고물가 경사에 숨 가쁜 서민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코로나19 거리 두기 해제 이후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잠시, 임금을 제외한 무자비한 물가 상승이 현실화 되고 있다.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 △원자잿값 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고유가·고환율의 불안감에 따른 경제 주체 간 충돌도 가시화되면서 나라 전체가 걱정과 우려의 시선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우리에게 가장 먼저 들린 소식은 전기 요금 및 가스 요금 인상이다. 공공요금의 인상은 시민 가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그 파급력은 우리의 체감 경기를 더욱 악화시킨다.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어 6%대의 물가 상승률은 불가피한 일이다. 또한, 오는 10월 전기 요금과 가스 요금이 재차 동시 인상될 예정이다. 가계와 자영업자의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질 것 이란 전망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심각한 물가 폭등에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 나온다. 팍팍한 살림살이는 20·30세대가 점심값을 걱정하는 푸념에서도 증명된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런치 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런치 플레이션은 런치(Lunch)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점심값이 무섭게 치솟는 현상을 말한다. 점심을 늘 사 먹어야 하는 직장인들은 물가 인상을 가장 크게 체감한다. 일부 직장인은 식당 대신 편의점으로 향하거나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분위기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식대가 급상승해 편의점은 대박이 나고 있다지만, 월급은 오르지 않고 있어 세대를 막론하고 서민들의 속은 타 들어간다. “밥 먹기가 두렵다”, “밥 먹다 밥 굶겠다”라는 표현들만 봐도 현재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위축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갑 사정으로 밥 먹기를 걱정한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경고등이 최정점을 가리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세계 경제는 같은 사안에 직면해 있고 우리나라 또한 감내하고 풀어가야 할 현안임이 분명하다. 현시점 서민 경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경기 부양을 위한 안목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우선적인 과제이다. 이는 향후 정권 성패를 가늠할 잣대가 될 수 있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안이다.

다만 여기에 당리적인 정치적 판단과 사회적 결정은 자제해야 한다. 유례없는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숨을 고르게 어루만질 수 있는 물가 안정책은 정권의 색채와는 별개의 문제로 보인다. 실질적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는 오만 역시도 경계해야 한다.

여기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서민의 소득 △가계의 안정 △자영업자의 부활 △우리 산업의 생기 △기업의 경쟁력이 정치·경제 공약보다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가파른 물가 상승의 충격을 줄이려는 목표에 기반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세워야 할 때다. 급격한 물가 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소상공인을 덮치지 않도록 안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는 현재 시국에 맞춰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 물가 상승 고통을 완화하는데 주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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