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사회부 차장
이동희 사회부 차장

 

 

2022 합계 출산율 0.78... 청년정책 시급하다

2022년 합계출산율은 전년 대비 4.4% 감소해 0.78 명이다. 20231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6% 감소했다. 2020년 기준 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9 명이다. 프랑스 1.79 독일 1.53 이탈리아 1.24 영국 1.56 미국 1.64 캐나다 1.5 일본 1.33 대한민국 0.84로 출산율이 낮다고 알려진 일본과 이탈리아보다도 낮다.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은 저출산 문제를 안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무척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출산율 감소가 왜 문제인지 살펴보자. 경제적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청년층의 인구가 감소하면 거시경제적으로 GDP가 하락할 것이다. 소비하는 인구층이 줄면 일반적으로 내수가 활성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우리나라는 중공업과 같이 인구가 받쳐줘야 성장하는 산업이 많고, 천연자원이 부족해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전체적인 인구가 감소하면 일할 사람이 줄어 성장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국민연금을 지출할 인구가 줄면 노후에 관련 혜택을 받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주 최대 69시간제 도입과 국민연금 고갈, 지역 격차 해소 등 다양한 문제와 사회적 논의를 안고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정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 이러한 정부 정책이 출산율을 높이는 것에 도움 되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최대 주 69시간 동안 근로할 수 있는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상 제조업 분야 등에서 유연한 근로가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정부는 주 52시간의 틀을 유지하되, 노사 합의로 단위가 아닌 '·분기·' 단위로 근로시간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복잡한 규정과 사회적 분위기 속, 체계가 잡히지 않은 중소기업이 유연하게 근로시간을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런 노동조건은 출산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030 세대가 사회에 진출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기를 바란다면 장시간 노동과 연차 쓰는 것을 눈치 봐야 하는 사회적 현실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건강과 관련된 고려는 미뤄둔 채 더 열심히 일하란다.

다른 주요 이슈 중 하나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 제도는 사실상 젊은 인구의 돈을 고령 임금 수여자에게 불러서 주는 제도다. 필수로 들어야 하는 사회보험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국민연금 정책은 청년 인구를 배려해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걷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지속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다. 왜냐면 연금은 노후에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보장돼야 하는데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젊은 세대의 불만이 계속 쌓이면 제도 자체가 붕괴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격차 문제도 심각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50%가 수도권에 산다. 이는 도시국가 수준이다. 수도권이 가진 교육 양질의 일자리 문화시설 교통 등의 인프라는 지방이 따라갈 수 없으며, 인구가 그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는 수도권의 경쟁이 과열되고 지방은 소멸하는 원인이 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수도권과 지방 모두 장점을 잃고 공멸할 수 있다. 중앙정부는 지역 격차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수도권 대학에 첨단 학과 정원을 늘리고 규제를 푸는 수도권 중심 정책을 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책이 초중고 교부금(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에 준다거나 지자체에 대학 재정지원예산 집행을 전가하는 등 지방의 문제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보인다. ,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의 지역 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자체에 권한을 위임한 것이라면 시간을 두고 지방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정부의 근로시간 국민연금 지역 격차 문제의 해법을 보면 청년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녕 우리나라가, 출산율이 걱정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2030 세대에게 양질의 일자리·주거환경·교육을 주고 둥지를 틀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책임이 아닌 마땅한 권리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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