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웅(미디어/홍보부 차장)
전영웅(미디어/홍보부 차장)

 

지금 대한민국은 저출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기록된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0.78명으로, 2016년 이후로 계속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영국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출산율 문제를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출산율은 결코 무시하기 힘든 지표다. 노동 인구가 있어야 경제가 구성되고, 세금을 통해 국가 운영이 가능한데, 노동 인구의 유입이 줄어든다면 국가 전체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최근 서울시에서 황당한 저출생 대책을 내놓았다. 이른바 서울팅’, 청년 1인 가구들을 대상으로 시에서 소개팅을 주선하는 정책이다. 편의점 음식으로 요리하기 시장 데이트 한강에서 쓰레기 줍기 등산 등이 있다. 정녕 청년들을 위한 데이트 코스인지 관광객을 위한 관광코스인지 의심이 간다. 하지만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데이트 코스가 아니다. 저출산 대안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팅을 주선하는 것이 황당하다는 것이다. 과연 청년들이 마땅한 신랑감, 신붓감이 없어서 결혼하지 못하는 걸까? 분명히 다른 문제가 있음이 분명하다.

헬조선이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등장한 지도 꽤 지난 이 단어는 대한민국은 살아가기에는 너무 지옥(Hell) 같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필자는 이 단어 속에 저출산 문제의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2030 청년들이 살아온 대한민국은 끔찍했다. 숨 막힐 정도의 대학 입시 경쟁 정치적ㆍ사회적 갈라치기로 인한 분열 점점 높아지는 취업의 문턱 등 결혼을 하기에도 벅찬 환경이다. 또 자식을 만든다 하더라도 자신의 후손들 또한 이런 환경을 물려받을 확률이 크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 것을 꺼리고 있을 것이다. 결국 개인의 문제가 아닌 환경적인 요인이 저출산을 유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필자는 생애주기의 점검을 제안하고 싶다.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아이가 태어나서 학교에 다니고, 취직하고 은퇴해서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그 모든 기간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학교에 다니는 소년기(7세부터 만 18세까지)에는 무슨 문제가 있을까? 대표적인 문제로는 학교폭력 문제와 앞서 언급한 과열되는 대학 입시 문제가 있을 것이다. 또 최근에 떠오른 청소년 마약 문제도 존재한다. 중장년층의 경우에는 현재 감소하고 있는 국민연금 문제와 치매 같은 고령층 질병 문제도 존재한다. 이처럼 특정한 시기엔 노출될 수밖에 없는 문제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하자는 의견이다. 더 나아가 치안이나 인권 문제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점검한다면 각 시기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사안이다. 국가의 생산력은 물론이고 국가의 존치와도 굉장히 밀접한 문제다. 하지만 이런 심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정치권은 엉뚱한 정책만 내놓고 있다. 출산 장려금 같은 경우는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는 것은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로 아이를 키우며 사용하는 돈에 비하면 정말 티끌 같은 돈이다. 또 출산율을 높인다고 설치된 젖병 모양 등대와 소 가족 동상을 처음 접했을 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순수한 정치인들이 정말 이런 방법으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실적용으로 추진한 정책일까? 실체는 알 수 없지만, 전자는 확실히 아니라고 생각한다. 탁상공론으로 나온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닌, 한 발짝 더 다가가서 낳고 싶은 나라가 아닌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노력. 그것이 저출산 상황을 타개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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