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1일, 신림역 칼부림이 발생한 지 벌써 한 달가량이 지났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그동안 흉기 난동을 예고 및 실행한 용의자들이 200명 이상 체포됐다.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흉기 난동 사건의 원인과 과거 유사 사례에 대해 건대학보사가 알아봤다.

흉기 난동은 단어 그대로 흉기를 사용해 타인을 위협하는 범죄 행위를 일컫는다. 

특정 인물을 향한 감정이나 국회의원 등 고위 관료를 노린 범죄들이 존재했던 과거에 반해 최근의 흉기 난동 사건은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최대한 많은 피해자를 내려고 하며 △범행 예고를 온라인상에 작성한 것이 주 특징이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온라인을 통한 범행 예고가 있다. 범행 시각과 장소를 확인하고 경찰 인력이 배치되면서 사전 진압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장난성 예고도 다수 존재했기 때문에 경찰력이 낭비될 우려가 있다. 또 무장 경찰이 도심에 배치되면서 마음이 놓인다는 의견과 반대로 오히려 무장 병력이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번에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처럼 2012년에도 4개월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경기도 의정부역 흉기난동 사건을 시작으로 무려 비슷한 흉기 난동 사건이 6번이나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쳤다. 이번 서현역 사건처럼 피의자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경우도 있었다. 물론 정신질환으로 인해 범죄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이 연구결과가 모든 사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신질환이 범죄를 일으킨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2015년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63%가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을 정신적 문제로 꼽았었다. 

2019년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FBI의 2000년부터 2013년까지 발생한 총기 난사 63건의 범죄를 분석한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범인 중 정신질환을 앓았던 비율은 25%, 범행 당시 진단받은 상태였던 비율은 5%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원인은 △경제적 압박 △직장 생활 △인간관계로 쌓인 스트레스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신림역 칼부림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흉기난동 사건들은 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들을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크게 벌어진 계층의 격차와 부조리한 현실로 인해 사회적 불만이 쌓였고, 기폭제가 됐다는 의견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 사회 전반에 불평등·불안정 심리가 누적됐고, 그 임계점에 다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면, 그저 사회적인 관심을 끌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주로 범행 예고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는 주로 관심을 끌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는 것이 이유다. 

흉기 난동으로 인해 혼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이를 안정시키려는 사람들도 있다. 흉기 난동과 같은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 이 달 6일 대학생 4명으로 구성된 ‘공일랩(01ab)’에서 테러 정보를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테러리스(terrorless)’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를 중심으로 수사역량을 집중하고 범행 예고글 게시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흉기 난동을 마주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확보다. 호신용품이 있다고 해도 흉기를 맨손으로 제압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 때문에 먼저 안전 확보 및 도움을 요청한 후,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이런 상황에 놓이지 않는 것이다. 하루빨리 안전한 사회가 돼서 마음 놓고 거리를 걸을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란다.

/전영웅 기자 jyo0822@naver.com

/맹가은 기자 aod15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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