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진행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World Scout Jamboree)

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달 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많은 논란 속에서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끝으로 겨우 막을 내렸지만, 논란의 파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하면서 생긴 많은 문제의 원인 중 하나는 정부와 지자체의 무능하고 안일한 태도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WOSM)에서 매 4년 마다 주최하는 세계 보이스카우트 회원의 합동 야영 대회이자 각국의 문화 교류를 위해 개최되는 청소년 축제다. 이번 페스티벌은 158개국의 나라에서 모인 43,232명의 인원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의 기대와는 달리 페스티벌은 엉망이었다. 야영장의 화장실은 단 354개로 121.5명당 한 개꼴이었으며, 이 중에서도 변기가 막힌 화장실이 있었으며 위생상태는 처참했다. 더위를 먹는 등 온열질환과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발생해 제대로 축제를 이어가지 못하는 위기에 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카눈의 북상이 겹쳐 참가자 전원이 조기 철수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7년이나 되는 축제 준비 기간에 충분히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인데 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이러한 행사 속 터무니없이 부족한 의료 시설과 비위생적인 환경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으며 잼버리 대원들의 SNS를 통해 한국의 실상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정부에 따르면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 등 주최 측의 사업비는 약 1,171억이다. 이 중 행사 기반시설과 야영장 등 현장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설비로는 약 430억 원이 들었으며 밤을 보내며 생활해야 하는 야영장 시설 조성에는 단 129억 원이 투입됐다. 이 중 740억 원은 조직위 운영비로 사용됐다. 공무원의 해외 출장 기록을 전수 조사한 결과가 세상에 알려지자 시민들은 더욱 분노에 사로잡혔다. 

잼버리 개최를 명목으로 8년간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전북 공무원 5명은 세계 잼버리 개최국이 아닌 스위스와 이탈리아에 관광명소가 포함된 6박 8일 일정의 출장을 소화했으며, 부안군 공무원 4명 또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로 10일간 출장을 떠났다. 파리 또한 세계 잼버리 개최국이 아니었으며, 일정에 관광명소가 포함된 것은 마찬지였다. 조직위 운영비를 다녀온 출장으로 이들이 무엇을 얻은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740억 원과 출장이 만들어낸 결과가 잼버리 페스티벌 참가자 조기 퇴소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오랜 준비 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유치됐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페스티벌이 시작되자 처참한 결과가 나왔으며, 정부는 논란이 터지고 나서야 수습하려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올림픽 △월드컵 △G20 정상회의 등 한국은 수많은 국제행사를 준비하며 이만큼 준비가 덜 된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 한마디로 새만금에서 진행된 잼버리 페스티벌은 실패했다. 이번 대회의 구호는 ‘Draw Your Dream’이다. 꿈을 그리라는 뜻인데 제대로 갖춰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그 누가 꿈을 그릴 수 있을까. 오히려 꿈을 그린 것은 740억 원을 사용한 조직위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K-POP과 한류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한국이 하루 아침에 처참한 위생상태로 전 세계의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정부는 K-POP으로 상황을 간신히 봉합했다. 우리나라는 진정으로 내세울 것이 K-POP밖에 없는 것일까. 

이 행사로 인해 국가의 이미지는 실추됐으며, 관련 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 진전해 나가야 한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반

 

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사용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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