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부 차장
                                                                                   대학부 차장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 중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한 대목이 있다. "이 스타벅스는 사실 업계의 강자잖아요? 굉장히. 여기가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죠.” 물론, 전달하고자 한 대의와는 다를 수 있지만, 해당 발언은 ‘서민 비하’ 발언이라며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타벅스가 과소비의 상징 중 하나였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에는 국내의 스타벅스 매장 수가 세계 4위에 이를 정도다. 이는 한국인들의 수요 충족을 위한 매장들이 꾸준히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렇게나 많은 사랑을 받는 스타벅스는 어떻게 한국 커피 프랜차이즈 1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스타벅스는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고든 보커 △제럴드 제리 볼드윈 △지브 시글 이 세 사람은 뜻을 모아 1971년 △커피 원두 △향신료 △ 차 등을 판매하는 커피 전문점을 열었다.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을 인용해 3명 즉, 복수를 뜻하는 ‘s’를 덧붙여 스타벅스 브랜드의 시작을 알렸으며 사이렌의 형상을 응용한 간판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커피 관련 장비와 원두 판매가 주를 이뤘기에 카페로서의 시작은 아니었으나 당시 커피추출기 제조사 ‘함마르플라스트’에 재직 중이던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편안한 분위기인 이 가게에 호기심을 느끼게 되며 비로소 카페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스타벅스는 지난 1999년 국내 기업 ‘신세계그룹’과 합작해 처음 한국에 상륙했다. 국내 1호 점포인 이화여대점이 개업할 당시 아메리카노의 한 잔 가격은 2,500원이었는데 이는 당시 자장면 한 그릇과 맞먹는 가격이었기에 과소비의 상징으로서 굳혀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스타벅스는 현재 매출 2조가 넘어가기까지 한국에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성공 요인 중 하나는 희소성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이다. 스타벅스는 연말마다 한정판 다이어리와 같은 희소성 짙은 행사 상품을 출시해왔다. 원가도 얼마 하지 않는 이 다이어리 때문에 소비자들은 일반 음료 14잔과 스페셜 음료 3잔을 먹어야만 했고 이는 환산 금액으로 약 74,800원에 달한다. 만약, 다이어리에 스타벅스 인장이 박혀 있지 않았더라면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힘썼을까.

  이렇듯 희소성을 겨냥한 마케팅은 우리나라 국민 정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이 명품에 열광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남이 가지지 못하는 재화를 가짐으로써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심리가 마케팅에 이용된 것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스타벅스가 흔치 않게 희소성뿐만 아니라 대중성까지 가진 브랜드라는 점이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입점된 매장이 많고 브랜드평판 또한 좋아 소비시장을 선두로 이끌게 한 대중성은 희소성 중심의 마케팅을 만나 엄청난 로열티를 지니게 됐다. 이렇게 하나씩 축적된 이미지가 과소비의 상징을 더욱 굳건히 했다.

  ‘스타벅스 효과’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이는 한 지역에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그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일컫는다. 물론, 소비자마다 각각의 이유로 유익함을 선택하는 것처럼 스타벅스를 방문하는 이유 또한 제각각임은 분명하다. 이벤트성 기획상품을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는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들을 비난할 자격은 없다. 단지, 본인 스스로 그들의 영악하면서도 영리한 마케팅에 속아 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은 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러분은 왜 스타벅스에 가는가.

/정민재 기자 ehclrabit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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