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피해자…그리고 가해자는 없었다.
남겨진 피해자…그리고 가해자는 없었다.
  • 김현지 기자
  • 승인 2019.06.02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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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학장' 최근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세 사건이 합쳐진 합성어다. △버닝썬 게이트 △김학의 별장 성 접대 사건(이하 김학의 사건) △故장자연 사건은 일부 특권층의 추악한 실체를 만천하에 알려 많은 이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에 국민들은 세 사건의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피해자 중심보도 △정치싸움 △잘못된 수사 순서 등 사건의 초점을 흐리는 일이 발생했다. 계속해서 '썬학장'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지금, 건대학보사에서 이들에 대해 알아봤다.

썬학장 패키지.

  보도 당시, 세 사건이 너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탓에 '버닝썬 게이트'를 막고자 '김학의 사건'과 '故장자연 사건'이 의도적으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물타기'라고 하기에 세 사건은 △일부 특권층이 가해자인 점 △수사 기관과 가해자 간의 유착 의혹 △여성의 성적 도구화 및 성 착취라는 점에서 공통된 맥락을 공유한다. 이에 경희대학교 김상욱 물리학 교수가 '물타기'를 막기 위해 세 사건을 패키지로 묶어 '썬학장'이란 이름을 붙였다.

 

 

#우리는_피해자가_궁금하지_않습니다

  끊임없이 나오는 '썬학장'에 대한 각종 의혹은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사건 전달 과정에서 △2차 가해 △피해자 중심보도 △본질을 벗어난 보도 등과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최근 온라인에서 "우리는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습니다"라는 슬러건이 확대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 왕종명씨(이하 왕 씨)가 윤 씨를 인터뷰하는 과정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취재원 보호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와 특종을 위해 의도적으로 가해자 실명 거론을 유도한 점이 문제였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버닝썬 게이트 조사 중 정준영 씨(이하 정 씨)가 불법 촬영(이하 몰카)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언론 보도의 중심이 정 씨 개인으로 바뀌었다. 연이어 정 씨의 카톡방에 있던 가해자들이 몰카를 공유해 시청한 사실이 밝혀졌고 일부 대중들과 언론은 피해자 신상털기에만 급급했다. 심지어 커뮤니티와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 해당 몰카를 찾고 있다는 글이 돌았다.

 

#피해자들의_호소에_귀_기울여주세요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윤 씨는 경찰 측에서 지급해준 위치 추적 장치 겸 비상 호출 스마트 워치를 작동했다. 그러나 비상 호출 버튼을 누른 지 10시간이 지나도록 출동은커녕 아무런 연락조차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현재 제가 체감하는 신변 보호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가에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인식해 사비로 사설 경호원과 24시간 함께 모든 일정을 소화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목격자와 증인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 정책이 없음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과거 조사 초기, 윤 씨는 경찰관에게 신변의 두려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경찰관이 윤 씨에게 키가 몇이냐 물어보며, '키가 170cm 이상인 사람은 납치 기록이 없으니 괜찮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세 사건이 발생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종결된 사건은 없다.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아 사회 구성원들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언론과 정부는 신속하되, 꼼꼼히 진실을 파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존재하는 부조리 사회의 악 순환적 연결고리를 끊어야 할 시점이 아닐까.

/김현지 기자 hyunjizi21@kku.ac.kr

/최윤정 기자 mary17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