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방학 동안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정독했다. 그중 학우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을 선정해 소개하려 한다. 반전과 복선이 숨어있는 매력적인 추리소설을 읽으며 늦여름의 더위를 조금이라도 덜어보자.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 -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1985방과후*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과적 지식을 토대로 기발한 속임수와 반전이 담긴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색채가 강한 판타지소설까지 폭넓은 장르의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 에도가와 란포상 : 일본 탐정 작가클럽(현재는 일본 추리작가 협회)에서 탐정소설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문학상

 

- 악의 ★★★★★
인간의 마음, 그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어둠의 이면
<나도 멈칫멈칫 다가갔다. 히다카는 엎드린 상태로 고개를 틀어 왼쪽 옆얼굴을 내보이고 있었다. 그 눈은 가늘게 뜨여 있었다. 이미 죽은 자의 눈을 하고 있었다. “죽었어......”라고 나는 말했다.>

줄거리 베스트셀러 작가 히다카 구니히코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사체로 발견된다. 그의 아내 리에, 그리고 친구이자아동문학 작가인 노노구치 오사무가 사체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번 살인사건을 맡게 된 사람은 가가 교이치로 형사. 그는 뛰어난 실력으로 사건을 수사하며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추악한 악의와 마주하게 된다.

감상평 - 이 책은 다른 추리 소설과 다르게 범인이 초반에 미리 밝혀진다. 그 뒤로 범인이 작가를 왜 죽였는지에 관한 동기를 파헤치는데 초점을 둔다. 그 살인의 동기는 예상치 못한 이유를 거듭한 뒤 밝혀진다. ‘살인의 동기란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춰 써낸 글은 신박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밝혀진 악의라는 동기는 다시 한번 충격을 안겨줬다. 진실에 도달하기 위한 접근법과 단계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책이다.

 

- 가면산장 살인사건 ★★★★★

누구도 결론을 예측할 수 없다 ! 스포일러 금지 !’

<별장을 나설 때 누군가가 보고 있는 것 같아 뒤돌아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여기 왔을 때는 분명히 있었던 현관문 위의 가면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줄거리 - 다카유키와 도모미는 약혼한 사이다. 하지만 결혼식을 준비하던 도모미는 운전 부주의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절벽에서 추락해 사망한다. 그 후 다카유키는 도모미의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별장에 초대받게 되고, 도모미의 부모와 오빠를 비롯한 7명의 친인척과 함께 별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다카유키가 별장에 도착한 날 밤, 강도 2명이 별장에 침입해 모여 있던 이들을 감금하고 인질극을 벌인다. 가족들은 계속해서 탈출을 시도하지만, 누군가의 방해로 번번이 실패하게 되고 인질과 강도 사이 숨 막히는 신경전이 시작된다.

감상평 혼자서 한 추리를 쓸모없는 짓으로 만들어버린 책.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예상한 결말과 너무 달라 필자는 머리를 망치로 맞은 기분이었다. 폐쇄된 공간에서 제한된 인물들로 이뤄지는 내용 덕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으며 이틀 만에 읽어버렸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흥미로운 구성과 결말을 가진 책이다. 추리소설에 입문하고자 하는 학우들에게 더욱 추천한다.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 !’

< 부디 내 말을 믿어 보세요. 아무리 현실이 답답하더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멋진 날이 되리라, 하고요 >

줄거리 30여 년 동안 비어있던 나미야 잡화점에 삼인조 도둑이 잠시 머무르게 된다. 도둑들은 잡화점의 옛 주인 앞으로 도착한 고민 상담 편지를 발견하고 안타까운 사연에 점점 빠지게 되며 고민 끝에 답장들을 보낸다. 이들의 솔직하고 진심 어린 조언은 상담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되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크고 작은 기적을 만들어낸다.

감상평 출간 후 바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를 대표하는 소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자는 이 책의 차례들을 하나씩 읽어나갈 때마다 휴지 한 장을 꺼내 들었다. 대체로 그가 다루는 무겁고 어두운 도서들과는 다르게 읽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추리소설로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함께 공감하고 위로받고 싶은 학우들에게 더욱 추천하는 책으로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반전에서 나오는 특별한 감동을 느껴보자.

/ 노유림 수습기자 shdbfalllll@naver.com 

저작권자 © 글로컬캠퍼스 KU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